“군부대 6년째 그대로”…속도 못 내는 주택공급

입력 2025.07.10 (21:27) 수정 2025.07.10 (22: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서울 아파트값은 일단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난 걸로 보입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0.4%, 이번 주엔 0.29% 올랐습니다.

강남구는 상승 폭이 절반으로 줄었고, 강남 3구뿐 아니라 마포와 용산, 성동 등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대출을 막아서 집 사려는 수요를 눌러놨지만, 집값이 안정되려면 결국 공급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속도'를 내겠다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주택 공급은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만 8천가구가 들어설 3기 신도시, 고양창릉지구입니다.

2년 전 착공했는데, 현장에서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건물들 사이로 땅 고르기 작업 중입니다.

공사장 바로 옆 이 건물은 이렇게 이전이 완료됐다는 빨간색 동그라미 표시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표시 없는 건물도 상당수.

주인이 떠날 때까지 철거를 미룰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담당자 : "이전할 부지를 못 찾았거나 인허가 일정이 지연되는 거 때문에 아직 남아 계시는 분들이 일부 계시는 거죠."]

공공주택 등이 들어설 예정인 이 군 부대는 6년째 자리를 지키는 중입니다.

최근 대체 부지를 찾았지만 이전 시기도 못정했습니다.

2018년부터 차례로 발표됐던 3기 신도시 착공률은 지금까지 약 6% 수준.

곳곳에서 건물 이전과 토지 보상 문제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하남 교산지구의 경우 입주가 2년 넘게 밀렸습니다.

서울시내 신규 택지들도 속도를 내지 못하긴 마찬가지입니다.

2020년 신규 택지로 지정된 태릉 골프장.

주민 반발로 공급 규모를 줄이고, 문화재 조사에도 발목이 잡혀 5년째 표류 중입니다.

그린벨트를 풀고,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기로 한 서울 서리풀 지구 역시 1년째 개발 승인도 안 난 상황.

최근 건설경기 악화까지 덮쳐, 서울 입주 물량은 내년부터 1만 가구를 밑돌고, 경기·인천과 지방은 각각 연평균 8만 가구 수준에 머무를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과거 5년간 연평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토지 보상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착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당연히 오래 걸리죠. 당분간은 정부 정책이 주택공급을 확대한다는 것으로 계속 유지가 되더라도 단기에 그만한 성과를 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대통령이 강조한대로 공급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고형석/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여현수 유건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군부대 6년째 그대로”…속도 못 내는 주택공급
    • 입력 2025-07-10 21:27:38
    • 수정2025-07-10 22:03:11
    뉴스 9
[앵커]

서울 아파트값은 일단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난 걸로 보입니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주에 0.4%, 이번 주엔 0.29% 올랐습니다.

강남구는 상승 폭이 절반으로 줄었고, 강남 3구뿐 아니라 마포와 용산, 성동 등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줄었습니다.

대출을 막아서 집 사려는 수요를 눌러놨지만, 집값이 안정되려면 결국 공급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속도'를 내겠다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주택 공급은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만 8천가구가 들어설 3기 신도시, 고양창릉지구입니다.

2년 전 착공했는데, 현장에서는 아직 철거되지 않은 건물들 사이로 땅 고르기 작업 중입니다.

공사장 바로 옆 이 건물은 이렇게 이전이 완료됐다는 빨간색 동그라미 표시가 돼 있습니다.

하지만 표시 없는 건물도 상당수.

주인이 떠날 때까지 철거를 미룰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담당자 : "이전할 부지를 못 찾았거나 인허가 일정이 지연되는 거 때문에 아직 남아 계시는 분들이 일부 계시는 거죠."]

공공주택 등이 들어설 예정인 이 군 부대는 6년째 자리를 지키는 중입니다.

최근 대체 부지를 찾았지만 이전 시기도 못정했습니다.

2018년부터 차례로 발표됐던 3기 신도시 착공률은 지금까지 약 6% 수준.

곳곳에서 건물 이전과 토지 보상 문제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하남 교산지구의 경우 입주가 2년 넘게 밀렸습니다.

서울시내 신규 택지들도 속도를 내지 못하긴 마찬가지입니다.

2020년 신규 택지로 지정된 태릉 골프장.

주민 반발로 공급 규모를 줄이고, 문화재 조사에도 발목이 잡혀 5년째 표류 중입니다.

그린벨트를 풀고, 고밀도 개발을 추진하기로 한 서울 서리풀 지구 역시 1년째 개발 승인도 안 난 상황.

최근 건설경기 악화까지 덮쳐, 서울 입주 물량은 내년부터 1만 가구를 밑돌고, 경기·인천과 지방은 각각 연평균 8만 가구 수준에 머무를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과거 5년간 연평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입니다.

[이은형/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토지 보상 문제가 해결된 다음에 착공에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이 당연히 오래 걸리죠. 당분간은 정부 정책이 주택공급을 확대한다는 것으로 계속 유지가 되더라도 단기에 그만한 성과를 내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대통령이 강조한대로 공급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고형석/영상편집:이인영/그래픽:여현수 유건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