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방주의, 국제질서훼손” vs “중국 불공정무역이 문제”…미중 충돌

입력 2025.04.24 (03:11) 수정 2025.04.24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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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보복과 재보복 조치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뉴욕 유엔 무대에서도 충돌했습니다.

현지시각 23일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는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식 회의를 주최하고 미국이 일방적인 고율 관세정책 등을 통해 국제법과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미국 측은 중국이 말과 행동을 달리하며 오히려 다른 국가에 강압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맞섰습니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일방주의와 약자 괴롭힘 관행이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의제로 열린 '아리아 포뮬러' 회의에서 "오늘날 일방주의가 대두되고 약자를 괴롭히는 관행이 만연하면서 유엔 중심의 국제체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도전받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리아 포뮬러 회의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의 요청으로 개최되는 안보리 비공식 회의입니다.

안보리 공식 의제에 등재되지 않은 주제나 이사국 간 이견 등으로 공식 회의 개최가 어려운 주제를 논의할 때 주로 열립니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요청으로 소집됐습니다.

푸총 대사는 "최근 미국은 다양한 구실을 들어 모든 교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는 모든 국가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하며, 규칙을 이용한 다자간 무역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세계는 다시 한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올바른 선택을 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면서 공동 행동을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브리퍼로 참석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삭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불공정하게 다뤄서 무역 적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하지만, 무역 적자는 외국이 미국을 이용한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것을 경제학자로서 단언할 수 있다"며 "무역 적자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와 낮은 민간 저축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국의 경제 정책 문제로 다른 국가들을 비난하고 있다"며 "관세는 단지 한 사례일 뿐 미국의 일방주의가 여러 형태를 취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한 참석한 나머지 다른 이사국들은 유엔 중심의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미국의 관세 정책을 향해 직접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발언자들도 대사급 인사가 아닌 실무 외교관급이 참석하는 등 회의 내용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각국이 대미 무역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러시아를 대표해 참석한 인사도 서방국의 제재와 보호무역주의 증가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거론하면서 비판하지는 않았습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측은 오히려 중국이야말로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미 유엔대표부 참석자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장 경제와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더 이상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무역 환경을 재설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또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압을 반복적으로 목격해왔다"며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긴밀히 협력해 중국이 유엔에 권위주의적 원칙을 심으려는 목표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유엔 웹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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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4-24 0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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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이후 보복과 재보복 조치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뉴욕 유엔 무대에서도 충돌했습니다.

현지시각 23일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는 유엔 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식 회의를 주최하고 미국이 일방적인 고율 관세정책 등을 통해 국제법과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미국 측은 중국이 말과 행동을 달리하며 오히려 다른 국가에 강압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맞섰습니다.

푸총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일방주의와 약자 괴롭힘 관행이 국제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의제로 열린 '아리아 포뮬러' 회의에서 "오늘날 일방주의가 대두되고 약자를 괴롭히는 관행이 만연하면서 유엔 중심의 국제체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도전받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리아 포뮬러 회의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의 요청으로 개최되는 안보리 비공식 회의입니다.

안보리 공식 의제에 등재되지 않은 주제나 이사국 간 이견 등으로 공식 회의 개최가 어려운 주제를 논의할 때 주로 열립니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요청으로 소집됐습니다.

푸총 대사는 "최근 미국은 다양한 구실을 들어 모든 교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했다"며 "이는 모든 국가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하며, 규칙을 이용한 다자간 무역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세계는 다시 한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올바른 선택을 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면서 공동 행동을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브리퍼로 참석한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삭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불공정하게 다뤄서 무역 적자가 발생한다고 주장하지만, 무역 적자는 외국이 미국을 이용한다는 신호가 아니라는 것을 경제학자로서 단언할 수 있다"며 "무역 적자는 미국의 대규모 재정 적자와 낮은 민간 저축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국의 경제 정책 문제로 다른 국가들을 비난하고 있다"며 "관세는 단지 한 사례일 뿐 미국의 일방주의가 여러 형태를 취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한 참석한 나머지 다른 이사국들은 유엔 중심의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미국의 관세 정책을 향해 직접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데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발언자들도 대사급 인사가 아닌 실무 외교관급이 참석하는 등 회의 내용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각국이 대미 무역 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러시아를 대표해 참석한 인사도 서방국의 제재와 보호무역주의 증가에 우려를 표하면서도 미국을 직접 거론하면서 비판하지는 않았습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 측은 오히려 중국이야말로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미 유엔대표부 참석자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장 경제와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더 이상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무역 환경을 재설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또한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강압을 반복적으로 목격해왔다"며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국과 긴밀히 협력해 중국이 유엔에 권위주의적 원칙을 심으려는 목표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유엔 웹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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