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쓰는 무릎 연골 두께가 고작 3mm…중년 관절 ‘삐걱’ [건강하십니까]
입력 2025.04.19 (09:00)
수정 2025.04.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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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초반에 찾아온 무릎 관절증
52살 이원근 씨는 무릎 관절증 환자입니다. 지난달 19일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았습니다. 취재팀은 수술 직전 이 씨를 만났습니다.
"무릎에 물이 많이 차고, 무릎이 따로 노는 느낌이에요. 무릎 전체가 무겁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도 통증이 있고, 서 있기가 힘들 때도 있어요."
이원근 씨는 40대 초반이었던 10년 전에 이미 한차례 무릎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받은 수술은 미세천공술이었는데, 손상된 관절에 작은 구멍을 뚫어 골수가 새어 나오게 해서 연골이 재생되도록 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통증이 심해졌고 병원 진단 결과 다시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직장에서 무거운 걸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릎 연골이 쉽게 닳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오니 연골이 거의 다 닳아서 뼈끼리 부딪치고 있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연골 재생 돕는 줄기세포 이식술
이원근 씨가 이번에 받은 수술은 줄기세포 이식술입니다. 의료진은 손상된 연골 부위를 깨끗하게 정리한 다음 미세천공술을 통해 뼛속의 골수가 새어나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추가로 연골에 줄기세포를 덮어서 재생이 더욱 잘 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정형외과 김성환 교수는 "환자 몸에 있는 세포와 의료진이 주입한 줄기세포가 합쳐지면서 연골로 재생될 수 있도록 줄기세포가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아직 50대로 노년기에 흔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엔 이른 나이였습니다. 40~50대 퇴행성 무릎 관절증 환자의 경우 미세천공술이나 줄기세포 이식술과 같은 연골 재생술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무릎 관절증, 중년기 만성질환 3위
'KBS 데이터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10년 치(2014~2023년)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2023년 중년기 무릎 관절증 환자 수는 126만여 명이었습니다. 2014년보다 8.2% 증가했습니다.

중년기 만성질환 순위를 따져보면 1위 고혈압, 2위 당뇨병에 이어 무릎 관절증은 지난 10년간 변함없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2023년 한 해 진료비로 4,530억 원이 사용됐습니다. 2014년보다 55.4% 증가했습니다.
■연골 두께는 3mm…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맞닿아 고통
연골은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보호막입니다. 두께는 3mm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연골에 탈이 생기는 무릎 관절증은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뉩니다. 1차성 무릎 관절증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입니다. 뼈 사이의 보호막인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직접 맞닿게 돼 걸을 때마다 고통을 받습니다. 연골 표면이 거칠어져 관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취재팀이 2023년 연령대별 주민등록 인구 대비 환자 수 비율을 분석해 보니, 40대부터 점차 늘어나 70대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근육량 적고, 호르몬 변화 영향
취재팀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난 원정순 씨는 65세 여성입니다. 평소 남편과 함께 등산을 즐겼는데, 때로는 크고 험악한 산에도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4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애 낳는 것보다 고통이 더 심했다고 생각해요. 엄청 아팠어요. 두 달 동안 걷지를 못했어요."
급히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더니 무릎 관절증 1~4단계 중 가장 심각한 4단계 진단이 나왔습니다. 연골이 약해진 걸 모른 채 무리한 산행을 한 게 화근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원 씨는 병원에서 연골주사 치료를 받았습니다. 관절액 성분을 주입해 윤활작용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입니다.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걷기와 수영 등 근력 운동을 병행해 지금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호전됐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2023년 중년기 여성 무릎 관절증 환자 수는 84만 2천여 명, 남성보다 2배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근육의 양이 적고 지방이 많다. 또 완경기 이후에 여성의 호르몬 변화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봄·가을에 환자 수 최다…일교차 크고 활동량 많은 탓
취재팀은 계절별 환자 수도 살펴봤습니다. 2023년의 경우 3~6월, 10~11월에 환자 수가 많았습니다. 봄과 가을에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은 해마다 반복됐습니다.

그 이유로는 날씨에 따른 신체 반응의 변화, 또 활동량 증가가 꼽힙니다. 봄·가을에는 아침저녁과 한낮의 기온 차가 커지고 기압 변화도 심해집니다. 무릎 관절의 통증은 이런 기온·기압 변화가 클 때 심해집니다. 또 겨울 동안 관절과 근육의 활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봄이 되며 활동량이 갑자기 많아지면 무릎의 부담도 커지게 됩니다.
■운동할 땐 반월상 연골판 손상 주의
2차성 무릎 관절증은 연령에 관계 없이 외상이나 충격 등으로 인해 연골이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요즘 중년층도 활발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데, 운동할 때는 특히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주의해야 합니다. 운동 도중 무릎에 회전력이 가해지면서 연골판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위아래 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인데,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위치해 있습니다. 무릎 관절을 보호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는 중년기에는 심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깜빡거리는 신호등을 보고 급히 뛰어간다거나, 갑자기 방향을 전환할 때, 계단을 내려올 때 뚝 소리가 나면서 붓고 아프기 시작하는데 증상이 몇 달씩 지속되기도 합니다.
■무릎 관절증 최대 적은 과체중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무릎 관절증. 가장 좋은 예방책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겁니다. 체중이 1kg 늘면 무릎에는 3배 이상의 충격이 가해집니다. 평지를 걸을 땐 3배, 계단을 오르내릴 땐 4~5배, 달릴 땐 5배 이상의 충격을 받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통해서 체중이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화물차에 비유할 수도 있는데 무거운 화물을 싣고 다니면 쉽게 망가질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체중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무릎 주변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데, 무릎에 부담이 덜한 평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 등이 좋습니다. 무리한 등산이나 마라톤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운동 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는 무릎 관절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걸레질을 하거나 밭일 등을 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자료분석: 이지연
그래픽: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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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4-19 09:00:17
- 수정2025-04-19 09:05:32

■40대 초반에 찾아온 무릎 관절증
52살 이원근 씨는 무릎 관절증 환자입니다. 지난달 19일 중앙대학교병원에서 줄기세포 이식수술을 받았습니다. 취재팀은 수술 직전 이 씨를 만났습니다.
"무릎에 물이 많이 차고, 무릎이 따로 노는 느낌이에요. 무릎 전체가 무겁고, 앉아 있다가 일어나도 통증이 있고, 서 있기가 힘들 때도 있어요."
이원근 씨는 40대 초반이었던 10년 전에 이미 한차례 무릎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받은 수술은 미세천공술이었는데, 손상된 관절에 작은 구멍을 뚫어 골수가 새어 나오게 해서 연골이 재생되도록 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통증이 심해졌고 병원 진단 결과 다시 수술을 받게 됐습니다.
"직장에서 무거운 걸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릎 연골이 쉽게 닳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병원에 오니 연골이 거의 다 닳아서 뼈끼리 부딪치고 있다면서 사진을 보여주셨습니다."
■연골 재생 돕는 줄기세포 이식술
이원근 씨가 이번에 받은 수술은 줄기세포 이식술입니다. 의료진은 손상된 연골 부위를 깨끗하게 정리한 다음 미세천공술을 통해 뼛속의 골수가 새어나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추가로 연골에 줄기세포를 덮어서 재생이 더욱 잘 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정형외과 김성환 교수는 "환자 몸에 있는 세포와 의료진이 주입한 줄기세포가 합쳐지면서 연골로 재생될 수 있도록 줄기세포가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씨는 아직 50대로 노년기에 흔한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엔 이른 나이였습니다. 40~50대 퇴행성 무릎 관절증 환자의 경우 미세천공술이나 줄기세포 이식술과 같은 연골 재생술이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무릎 관절증, 중년기 만성질환 3위
'KBS 데이터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10년 치(2014~2023년)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2023년 중년기 무릎 관절증 환자 수는 126만여 명이었습니다. 2014년보다 8.2% 증가했습니다.

중년기 만성질환 순위를 따져보면 1위 고혈압, 2위 당뇨병에 이어 무릎 관절증은 지난 10년간 변함없이 3위를 차지했습니다. 2023년 한 해 진료비로 4,530억 원이 사용됐습니다. 2014년보다 55.4% 증가했습니다.
■연골 두께는 3mm…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맞닿아 고통
연골은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보호막입니다. 두께는 3mm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 연골에 탈이 생기는 무릎 관절증은 1차성과 2차성으로 나뉩니다. 1차성 무릎 관절증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입니다. 뼈 사이의 보호막인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지면 뼈끼리 직접 맞닿게 돼 걸을 때마다 고통을 받습니다. 연골 표면이 거칠어져 관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취재팀이 2023년 연령대별 주민등록 인구 대비 환자 수 비율을 분석해 보니, 40대부터 점차 늘어나 70대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근육량 적고, 호르몬 변화 영향
취재팀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만난 원정순 씨는 65세 여성입니다. 평소 남편과 함께 등산을 즐겼는데, 때로는 크고 험악한 산에도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4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애 낳는 것보다 고통이 더 심했다고 생각해요. 엄청 아팠어요. 두 달 동안 걷지를 못했어요."
급히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더니 무릎 관절증 1~4단계 중 가장 심각한 4단계 진단이 나왔습니다. 연골이 약해진 걸 모른 채 무리한 산행을 한 게 화근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원 씨는 병원에서 연골주사 치료를 받았습니다. 관절액 성분을 주입해 윤활작용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입니다. 정기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걷기와 수영 등 근력 운동을 병행해 지금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호전됐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2023년 중년기 여성 무릎 관절증 환자 수는 84만 2천여 명, 남성보다 2배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근육의 양이 적고 지방이 많다. 또 완경기 이후에 여성의 호르몬 변화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봄·가을에 환자 수 최다…일교차 크고 활동량 많은 탓
취재팀은 계절별 환자 수도 살펴봤습니다. 2023년의 경우 3~6월, 10~11월에 환자 수가 많았습니다. 봄과 가을에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은 해마다 반복됐습니다.

그 이유로는 날씨에 따른 신체 반응의 변화, 또 활동량 증가가 꼽힙니다. 봄·가을에는 아침저녁과 한낮의 기온 차가 커지고 기압 변화도 심해집니다. 무릎 관절의 통증은 이런 기온·기압 변화가 클 때 심해집니다. 또 겨울 동안 관절과 근육의 활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봄이 되며 활동량이 갑자기 많아지면 무릎의 부담도 커지게 됩니다.
■운동할 땐 반월상 연골판 손상 주의
2차성 무릎 관절증은 연령에 관계 없이 외상이나 충격 등으로 인해 연골이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요즘 중년층도 활발하게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데, 운동할 때는 특히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주의해야 합니다. 운동 도중 무릎에 회전력이 가해지면서 연골판 손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위아래 관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인데,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하나씩 위치해 있습니다. 무릎 관절을 보호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퇴행성 관절염이 진행되는 중년기에는 심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깜빡거리는 신호등을 보고 급히 뛰어간다거나, 갑자기 방향을 전환할 때, 계단을 내려올 때 뚝 소리가 나면서 붓고 아프기 시작하는데 증상이 몇 달씩 지속되기도 합니다.
■무릎 관절증 최대 적은 과체중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무릎 관절증. 가장 좋은 예방책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겁니다. 체중이 1kg 늘면 무릎에는 3배 이상의 충격이 가해집니다. 평지를 걸을 땐 3배, 계단을 오르내릴 땐 4~5배, 달릴 땐 5배 이상의 충격을 받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통해서 체중이 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화물차에 비유할 수도 있는데 무거운 화물을 싣고 다니면 쉽게 망가질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체중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무릎 주변 근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한데, 무릎에 부담이 덜한 평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 등이 좋습니다. 무리한 등산이나 마라톤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운동 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부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쪼그려 앉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는 무릎 관절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걸레질을 하거나 밭일 등을 할 때 특히 유의해야 합니다.
자료분석: 이지연
그래픽: 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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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석 기자 ksy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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