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기후 위기…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의 길은?

입력 2025.07.31 (19:24) 수정 2025.07.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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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에 모두 담지 못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더 나눠보는 '뉴스 더하기' 순서입니다.

이번 주 KBS는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의 길에 대해 연속 보도했는데요.

이 내용 취재한 순천방송국 손준수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기자, 첫 번째 키워드 '71일'입니다.

날짜 수로 따지면 일 년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건데,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네, 71일은 지난해 국내 해역에서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기간입니다.

문제는 고수온 지속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자료를 보시면 2017년에는 32일 동안 내려진 특보가 지난해에는 71일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집단폐사 등 고수온 피해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억원에서 574억 원으로 6백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양식어가들이 지구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겁니다.

[앵커]

올해도 사정이 심각한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고수온 특보는 지난해보다 보름이나 빨라졌습니다.

그만큼 올해도 고수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건 바닷물 수온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 16.5도였던 바다 평균 수온이 2020년 17.6도로 1.1도 상승했습니다.

40년 만에 수온 1도가 올라간게 별거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해양 생태계의 균형이 깨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세계 평균과 비교해 우리나라 바닷물 수온 상승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앵커]

양식장 피해가 이만저만 아닐 거 같은데,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어민들을 더 불안하게 할 것 같네요.

[기자]

최근 양식업은 자연재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고수온 뿐만 아니라, 겨울과 이른 봄 저수온 피해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취재 과정에서 한 어민은 3년 동안 고수온, 저수온 피해를 4번이나 겪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은 양식어가 평균 부채에서도 확인됩니다.

5년 만에 양식어가 평균 부채가 12%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같은 기간 축산 농가의 평균 부채가 23%나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양식업의 경영 악화가 두드러집니다.

[앵커]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은 어떤까요?

[기자]

지난주부터 여수 양식장을 중심으로 치어 긴급방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식장 밀집도를 낮춰 고수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데요.

고수온 피해가 매년 반복되다보니 어가들도 긴급 방류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치어 1마리 보상기준을 660원에서 7백원으로 상향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수온 변화에 대비한 양식어종 전환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부 어가에서 고수온에 취약한 우럭 대신, 감성돔으로 전환한 곳도 있었는데요.

정부 차원에서도 수온 변화에 강한 어종으로 품종 개량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는 '한계 어업인'입니다.

어촌계의 심각한 고령화를 보여주는 단면이죠?

[기자]

지난해 등록된 전남 어촌계원 현황을 보면 전체 4만여 명 가운데 70대 이상이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양식업을 더 이상 지속하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 어업인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폐업을 고민하면서도 쌓여 있는 부채 등으로 인해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을 유인하기 위해서 폐업 지원금 지급이 시급하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법적 근거조차 없는 실정인데요.

지난해 개정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앵커]

까다로운 진입 장벽 역시 양식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양식업은 면허발급이 까다롭고 시설 등 초기 비용이 크다보니 누구나 쉽게 도전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다보니 면허나 양식장 거래는 거의 없고 면허권 현황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 대안으로 양식장 거래 은행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양식장은 물론 면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규 어업인 육성을 통해 양식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겁니다.

[앵커]

마지막 키워드로 '제3의 물결'을 꼽았네요.

[기자]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쓴 책 제목입니다.

앨빈 토플러는 1980년 발간한 이 책에서 수산 양식을 21세기를 대표할 미래 주요 산업으로 꼽았는데요.

우리나라 양식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2백 24만여 톤으로 급증했고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62%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기후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양식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한데요.

품종 개량 등 연구개발을 더욱 활성화하고 양식업의 진출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제도적 뒷받침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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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더하기] 기후 위기…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의 길은?
    • 입력 2025-07-31 19:24:17
    • 수정2025-07-31 20:16:52
    뉴스7(광주)
[앵커]

뉴스에 모두 담지 못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더 나눠보는 '뉴스 더하기' 순서입니다.

이번 주 KBS는 기후 위기와 지속 가능한 양식산업의 길에 대해 연속 보도했는데요.

이 내용 취재한 순천방송국 손준수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기자, 첫 번째 키워드 '71일'입니다.

날짜 수로 따지면 일 년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건데,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네, 71일은 지난해 국내 해역에서 고수온 특보가 발령된 기간입니다.

문제는 고수온 지속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자료를 보시면 2017년에는 32일 동안 내려진 특보가 지난해에는 71일로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집단폐사 등 고수온 피해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억원에서 574억 원으로 6백배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양식어가들이 지구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겁니다.

[앵커]

올해도 사정이 심각한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고수온 특보는 지난해보다 보름이나 빨라졌습니다.

그만큼 올해도 고수온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건 바닷물 수온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 16.5도였던 바다 평균 수온이 2020년 17.6도로 1.1도 상승했습니다.

40년 만에 수온 1도가 올라간게 별거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해양 생태계의 균형이 깨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세계 평균과 비교해 우리나라 바닷물 수온 상승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앵커]

양식장 피해가 이만저만 아닐 거 같은데, 이런 상황이 더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어민들을 더 불안하게 할 것 같네요.

[기자]

최근 양식업은 자연재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고수온 뿐만 아니라, 겨울과 이른 봄 저수온 피해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취재 과정에서 한 어민은 3년 동안 고수온, 저수온 피해를 4번이나 겪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은 양식어가 평균 부채에서도 확인됩니다.

5년 만에 양식어가 평균 부채가 12%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같은 기간 축산 농가의 평균 부채가 23%나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양식업의 경영 악화가 두드러집니다.

[앵커]

정부나 지자체의 대응은 어떤까요?

[기자]

지난주부터 여수 양식장을 중심으로 치어 긴급방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식장 밀집도를 낮춰 고수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건데요.

고수온 피해가 매년 반복되다보니 어가들도 긴급 방류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치어 1마리 보상기준을 660원에서 7백원으로 상향한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수온 변화에 대비한 양식어종 전환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부 어가에서 고수온에 취약한 우럭 대신, 감성돔으로 전환한 곳도 있었는데요.

정부 차원에서도 수온 변화에 강한 어종으로 품종 개량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더 시간이 필요해보입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는 '한계 어업인'입니다.

어촌계의 심각한 고령화를 보여주는 단면이죠?

[기자]

지난해 등록된 전남 어촌계원 현황을 보면 전체 4만여 명 가운데 70대 이상이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로 양식업을 더 이상 지속하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 어업인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폐업을 고민하면서도 쌓여 있는 부채 등으로 인해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을 유인하기 위해서 폐업 지원금 지급이 시급하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법적 근거조차 없는 실정인데요.

지난해 개정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앵커]

까다로운 진입 장벽 역시 양식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양식업은 면허발급이 까다롭고 시설 등 초기 비용이 크다보니 누구나 쉽게 도전하기 어렵습니다.

이렇다보니 면허나 양식장 거래는 거의 없고 면허권 현황도 큰 변화가 없습니다.

그 대안으로 양식장 거래 은행제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요.

양식장은 물론 면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규 어업인 육성을 통해 양식업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겁니다.

[앵커]

마지막 키워드로 '제3의 물결'을 꼽았네요.

[기자]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쓴 책 제목입니다.

앨빈 토플러는 1980년 발간한 이 책에서 수산 양식을 21세기를 대표할 미래 주요 산업으로 꼽았는데요.

우리나라 양식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2백 24만여 톤으로 급증했고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62%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기후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양식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한데요.

품종 개량 등 연구개발을 더욱 활성화하고 양식업의 진출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제도적 뒷받침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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