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주 앉을 일 없다”…북, 이재명 정부에 첫 공식 입장

[앵커]

이렇게 유화적인 우리 정부에 북한은 아직 냉랭한 모습입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낸 공식 입장을 통해 한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든 관심없고, 대화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신임 통일부 장관의 본격 업무 개시에 맞춰 나왔습니다.

전단 살포 중단 등 최근 대북 유화책들에 '나름 성의있는 노력'이라면서도, 새 정부가 신뢰 회복의 첫 조치로 꼽은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선 '진작에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또 '한미 동맹'에 대한 맹신은 이재명 대통령이 선임자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APEC 참석은 '헛된 망상'이라 꼬집었습니다.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든 흥미가 없다"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남북을 '조한 관계', 즉 '적대적 두 국가'로 거듭 규정하면서 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겁니다.

[박원곤/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새 정부가) 북한과 관여를 하더라도 자신들의 노선은 변화가 없다라는 것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라는 그런 의미가 있고요."]

북한의 첫 공식 반응에 이재명 대통령은 "평화적 분위기 속 남북 간의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불신의 벽'을 확인했다며 필요한 행동을 일관되게 취할 거라고 했는데, 당분간 대북 유화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단 걸로 풀이됩니다.

통일부도 북한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화와 공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북한이) 대화에 나오지 않더라도 최소한 분위기 자체가 격화되지 않도록 긴장을 관리하는 제스처는 계속 취해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대화 신호를 북한이 초기부터 차단했다는 점에서 남북 관계 복원엔 험로가 예상됩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영상편집:송화인/CG:최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