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한가운데 고립된 ‘깡마른 백구’…동물학대 논란 속 구조
입력 2025.06.09 (17:05)
수정 2025.06.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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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 위 양식장에서 깡마른 흰색 개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모습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자, 하루 만에 해당 개가 육상으로 구조됐다고 동물보호단체가 밝혔습니다.
제주 지역 유기동물 보호단체 '행복이네'는 오늘(9일) 양식장 가두리 위에서 생활하던 개의 주인을 찾아, 개를 인도받고 동물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습니다.
■ "바다 한가운데 개가 있는 것 같다" 동물단체에 구조 요청
동물보호단체 측이 이날 선박을 타고 양식장에 도착했을 때, 개는 이미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수소문한 끝에 주인이 개를 집으로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이 뉴스화된 사실이 마을에도 알려지면서, 개 주인이 이를 인지하고 개를 뭍으로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단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행복이네' 고길자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개 주인으로부터 포기 각서를 받고, 개를 데려와 동물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검진을 마치면 단체 측에서 개를 임시 보호하며 입양할 새 주인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식장을 지키던 이 개는 우연히 배를 타고 인근을 지나던 사람이 발견하며 알려졌습니다. '행복이네' 측은 "제보자가 '양식장에 개가 있는 것 같다'며 최근 구조 요청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개가 갇혀 살던 곳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한 해상 양식 시설물 위입니다. 배가 없이는 닿을 수 없는, 육상과 멀리 떨어진 곳입니다.
뭍으로 연결된 길도 없이 고립된 채로 파도에 출렁이는 양식장 시설물 위를 백구는 균형을 잡으며 이리저리 오갔습니다. 멀리서 사람을 발견하자 반가운 듯 다가오더니,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기도 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조사에 나선 서귀포시는 이 개가 2~3주 전부터 바다 양식장 가두리에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행복이네' 측은 "가까이에서 본 개는 너무 말라 있었고, 움직임조차 없었다"면서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상태를 보고 온 마음이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 "태풍철, 바다 양식장에서 개 사육은 동물학대"
동물보호단체가 더욱 크게 우려한 건 악천후에 언제든 파도가 덮칠 수 있다는 안전 문제였습니다.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행복이네' 측은 "이대로 두었다간 파도에 휩쓸려 당장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서둘러 개 주인을 찾아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이날 보호 구조 작업에 함께한 동물권 보호단체 '케어'는 "현재 이 양식장에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조차 제공되지 않은 채 외부 침입 방지 수단으로 개가 이용된 것 같다"며 "이는 단순한 관리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이러한 행위가 동물보호법 제10조 2항 4호의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 및 같은 조 4항 2호의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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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5-06-09 17:14:15

제주 바다 위 양식장에서 깡마른 흰색 개 한 마리가 발견됐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모습이 알려지며 전국적으로 논란이 되자, 하루 만에 해당 개가 육상으로 구조됐다고 동물보호단체가 밝혔습니다.
제주 지역 유기동물 보호단체 '행복이네'는 오늘(9일) 양식장 가두리 위에서 생활하던 개의 주인을 찾아, 개를 인도받고 동물병원으로 옮겼다고 전했습니다.
■ "바다 한가운데 개가 있는 것 같다" 동물단체에 구조 요청
동물보호단체 측이 이날 선박을 타고 양식장에 도착했을 때, 개는 이미 어딘가로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수소문한 끝에 주인이 개를 집으로 데려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이 뉴스화된 사실이 마을에도 알려지면서, 개 주인이 이를 인지하고 개를 뭍으로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단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행복이네' 고길자 대표는 KBS와의 통화에서 "개 주인으로부터 포기 각서를 받고, 개를 데려와 동물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검진을 마치면 단체 측에서 개를 임시 보호하며 입양할 새 주인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양식장을 지키던 이 개는 우연히 배를 타고 인근을 지나던 사람이 발견하며 알려졌습니다. '행복이네' 측은 "제보자가 '양식장에 개가 있는 것 같다'며 최근 구조 요청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개가 갇혀 살던 곳은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한 해상 양식 시설물 위입니다. 배가 없이는 닿을 수 없는, 육상과 멀리 떨어진 곳입니다.
뭍으로 연결된 길도 없이 고립된 채로 파도에 출렁이는 양식장 시설물 위를 백구는 균형을 잡으며 이리저리 오갔습니다. 멀리서 사람을 발견하자 반가운 듯 다가오더니, 시선을 떼지 못한 채 우두커니 서 있기도 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후 조사에 나선 서귀포시는 이 개가 2~3주 전부터 바다 양식장 가두리에 모습을 보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행복이네' 측은 "가까이에서 본 개는 너무 말라 있었고, 움직임조차 없었다"면서 "사람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상태를 보고 온 마음이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 "태풍철, 바다 양식장에서 개 사육은 동물학대"
동물보호단체가 더욱 크게 우려한 건 악천후에 언제든 파도가 덮칠 수 있다는 안전 문제였습니다. 태풍이 발생하는 여름철이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행복이네' 측은 "이대로 두었다간 파도에 휩쓸려 당장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서둘러 개 주인을 찾아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이날 보호 구조 작업에 함께한 동물권 보호단체 '케어'는 "현재 이 양식장에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조차 제공되지 않은 채 외부 침입 방지 수단으로 개가 이용된 것 같다"며 "이는 단순한 관리 방식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이러한 행위가 동물보호법 제10조 2항 4호의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 및 같은 조 4항 2호의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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