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세’ 비판받은 일본 협상단…우리 주의점은? [뉴스in뉴스]

입력 2025.04.22 (12:42) 수정 2025.04.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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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 협상이 벌어지는 이른바 '관세 슈퍼 위크'입니다.

일본 협상단은 저자세 협상으로 자국에서 비난을 받았다는데요.

우리도 주의할 점 없는지 박대기 기자와 알아봅니다.

박 기자, 일본 협상단은 어땠길래 말이 나오는 거죠?

[기자]

협상단 대표가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었는데요.

관세 협상 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쓴 모자가 문제가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는데요.

미국을 위대하게 하겠다는 건 일본과 같은 대미 흑자국에 강한 관세를 매겨 산업을 되찾아오겠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게 맞냐는 비판이 일본에서 나왔고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위가 낮은 자신을 만나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해, 지나친 저자세 아니냐, 일본에서 비난 의견이 나옵니다.

[앵커]

실제로 협상 내용이 저자세였나요?

[기자]

아직 딱 이렇게 하겠다고 발표한 건 없습니다.

다만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거론한 자동차 안전 검사 간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다고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이 미국산 쌀이나 차를 살까 의문이 드는데요.

그래서 나름대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걸로 보입니다.

특히 방위비에 대해서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NHK에 나와서 "안보는 관세와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처럼 아직은 내용으로는 굴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태도부터 제대로 협상할 자세는 아니었다는 비판은 일본 야권을 중심으로 나옵니다.

[앵커]

일본 다음에 우리나라가 이번 주 협상인데, 어떻습니까?

우리 업계가 우려하는 건 어떤 부분이죠?

[기자]

지난주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관세는 3가지입니다.

우리 정부는 그 가운데 자동차와 철강에 부과된 25% 품목별 관세와 90일 유예된 25% 상호관세를 인하하거나 유예하는 게 목표인데요.

한국무역협회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특히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인하하거나 면제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협은 보고서에서 상호관세와 달리 품목별 관세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조치라 협상과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는 미국이 무역 흑자를 보는 국가인데도 철강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자동차는 대미 수출이 매주 중요한 산업인데요.

품목관세가 유지된다면 타격이 클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벌써 수출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승용차의 대미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0% 넘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한국GM이 걱정입니다.

자동차 생산 8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철수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옵니다.

회사는 부정하고 있습니다만, 과거 GM 군산공장 철수하면서 지역사회가 붕괴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품목관세 대상에는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나 스마트폰도 향후에 포함될 예정이라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와 협상하는 미국의 분위기도 중요하죠.

2+2 협상에 나오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입지가 강화되는 모양새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센트는 월가 출신으로 트럼프 정부 내에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줄 걸로 기대됐던 인물인데요.

최근 미국 국세청장 직무대행이 사흘 만에 전격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지한 인물을 밀어내고 베센트가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겐더를 임명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베센트가 트럼프를 설득한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베센트가 트럼프 행정부 내 실세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2+2 회담이 더 주목되는 건 사실입니다.

[앵커]

최근 미국에서는 반트럼프 시위도 많이 열리는데, 이건 우리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특히 최근 독립전쟁 개시한 날부터 250년이 되는 날을 맞아서 미국 전역에서 "왕은 필요 없다"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영국 왕 몰아냈는데 트럼프가 왕 노릇 하려는 거 아니냐는 거죠.

여전히 반이민 정책 지지율은 높지만, 그런데도 여론이 악화되는 건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과를 보이려고 할 거고 지난번 일본대표단을 만난 것처럼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 있습니다.

빠른 성과를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쪽이기 때문에 거기 끌려가지 말고 우리는 속도보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 김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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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세’ 비판받은 일본 협상단…우리 주의점은? [뉴스in뉴스]
    • 입력 2025-04-22 12:42:33
    • 수정2025-04-22 13: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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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관세 협상이 벌어지는 이른바 '관세 슈퍼 위크'입니다.

일본 협상단은 저자세 협상으로 자국에서 비난을 받았다는데요.

우리도 주의할 점 없는지 박대기 기자와 알아봅니다.

박 기자, 일본 협상단은 어땠길래 말이 나오는 거죠?

[기자]

협상단 대표가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었는데요.

관세 협상 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쓴 모자가 문제가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는데요.

미국을 위대하게 하겠다는 건 일본과 같은 대미 흑자국에 강한 관세를 매겨 산업을 되찾아오겠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게 맞냐는 비판이 일본에서 나왔고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위가 낮은 자신을 만나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해, 지나친 저자세 아니냐, 일본에서 비난 의견이 나옵니다.

[앵커]

실제로 협상 내용이 저자세였나요?

[기자]

아직 딱 이렇게 하겠다고 발표한 건 없습니다.

다만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거론한 자동차 안전 검사 간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하지만 이런다고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이 미국산 쌀이나 차를 살까 의문이 드는데요.

그래서 나름대로 밀고 당기기를 하는 걸로 보입니다.

특히 방위비에 대해서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NHK에 나와서 "안보는 관세와 별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처럼 아직은 내용으로는 굴욕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태도부터 제대로 협상할 자세는 아니었다는 비판은 일본 야권을 중심으로 나옵니다.

[앵커]

일본 다음에 우리나라가 이번 주 협상인데, 어떻습니까?

우리 업계가 우려하는 건 어떤 부분이죠?

[기자]

지난주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관세는 3가지입니다.

우리 정부는 그 가운데 자동차와 철강에 부과된 25% 품목별 관세와 90일 유예된 25% 상호관세를 인하하거나 유예하는 게 목표인데요.

한국무역협회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미국은 특히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인하하거나 면제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협은 보고서에서 상호관세와 달리 품목별 관세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조치라 협상과 관계없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는 미국이 무역 흑자를 보는 국가인데도 철강 알루미늄 관세 면제를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자동차는 대미 수출이 매주 중요한 산업인데요.

품목관세가 유지된다면 타격이 클 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벌써 수출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승용차의 대미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0% 넘게 떨어졌습니다.

특히 한국GM이 걱정입니다.

자동차 생산 80%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철수하는 거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옵니다.

회사는 부정하고 있습니다만, 과거 GM 군산공장 철수하면서 지역사회가 붕괴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품목관세 대상에는 우리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나 스마트폰도 향후에 포함될 예정이라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와 협상하는 미국의 분위기도 중요하죠.

2+2 협상에 나오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입지가 강화되는 모양새라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베센트는 월가 출신으로 트럼프 정부 내에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줄 걸로 기대됐던 인물인데요.

최근 미국 국세청장 직무대행이 사흘 만에 전격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지한 인물을 밀어내고 베센트가 재무부 부장관인 마이클 포겐더를 임명한 것입니다.

뉴욕타임스는 베센트가 트럼프를 설득한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베센트가 트럼프 행정부 내 실세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2+2 회담이 더 주목되는 건 사실입니다.

[앵커]

최근 미국에서는 반트럼프 시위도 많이 열리는데, 이건 우리 협상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기자]

특히 최근 독립전쟁 개시한 날부터 250년이 되는 날을 맞아서 미국 전역에서 "왕은 필요 없다"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영국 왕 몰아냈는데 트럼프가 왕 노릇 하려는 거 아니냐는 거죠.

여전히 반이민 정책 지지율은 높지만, 그런데도 여론이 악화되는 건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과를 보이려고 할 거고 지난번 일본대표단을 만난 것처럼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 있습니다.

빠른 성과를 원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 쪽이기 때문에 거기 끌려가지 말고 우리는 속도보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양의정 김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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